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단순히 얼마나 빠르게 체중을 감량하는지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제는 '얼마나 건강하게 살을 빼는가'로 경쟁의 축이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존의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약들이 체중 감량 과정에서 지방뿐만 아니라 근육량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속속들이 발표되면서, 근육은 보존하면서 지방만을 선택적으로 태우는 차세대 비만약 개발의 중요성이 부각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미약품이 근육 증가와 지방 선택적 감량을 동시에 구현하는 혁신적인 신약 후보의 전임상 결과를 공개하며 차세대 비만약 개발 경쟁의 포문을 열었습니다. 글로벌 빅파마들은 물론, 국내 기업들까지 이 새로운 경쟁에 뛰어들며 '비만약 경쟁 2라운드'의 막이 올랐습니다.
기존 비만약의 한계: 근육 감소와 요요 현상 우려
최근 몇 년간 글로벌 비만약 시장은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왔습니다. 특히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와 같은 GLP-1 계열 약물들은 수조 원대의 매출을 기록하며 시장을 주도했습니다. 최근에는 주사제 형태뿐만 아니라 경구용 비만약까지 등장하며 환자들의 편의성을 높였습니다. 미국 FDA는 세마글루타이드의 경구용 제형을 승인했으며,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 역시 하루 한 번 복용하는 알약 형태로 허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기적의 비만약'이라 불리는 약물들에도 명확한 한계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최근 발표한 가이드라인에서 GLP-1 치료 중 근육량 보호를 위해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는 비만약의 체중 감량 기전이 지방뿐만 아니라 근육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는 문제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입니다. 일라이릴리의 차세대 약물 후보인 레타트루타이드 역시 임상 결과에서 체중 감량 중 제지방 손실 비율이 상당한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근육량 감소는 단순히 미용적인 문제를 넘어, 기초대사량 저하로 이어져 약물 중단 시 요요 현상을 심화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노인 환자의 경우 낙상, 골절, 신체 기능 저하와 같은 심각한 건강 문제로 이어질 위험도 있습니다. 이러한 부작용들은 비만약 개발 경쟁의 초점이 체중 감량 효과나 투여 방법에서 '근육 보존'으로 이동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한미약품의 혁신: 근육 증가와 지방 선택적 감량 동시 구현
꿈의 신약 후보 HM17321,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다

이러한 차세대 비만약 개발 경쟁에 한미약품이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최근 열린 미국당뇨병학회(ADA)에서 한미약품은 두 가지 근육 기반 비만 신약 후보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주목받았습니다. 그중 핵심은 'LA-UCN2(HM17321)'라는 약물입니다. 한미약품은 이 약물이 단순한 근손실 보완을 넘어, 그동안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근육량 증가'와 '지방 선택적 감량'을 동시에 구현하는 혁신 신약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기존 GLP-1 계열 약물이 식욕 억제를 통해 섭취량을 줄이는 방식이었다면, HM17321은 작용 원리 자체가 다릅니다. 이 약물은 몸속 스트레스 반응을 조절하는 특정 수용체(CRF2 수용체)를 표적으로 삼아, 지방은 줄이고 근육은 늘리는 효과를 직접적으로 유도합니다. 현재 HM17321은 미국에서 임상 1상 시험이 진행 중이며, 한미약품은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두 가지 경로로 근육 증대 노리는 한미약품

한미약품은 HM17321 외에도 또 다른 신약 후보물질인 'HM500 197'을 함께 공개했습니다. 이 약물은 몸속에서 근육 성장을 억제하는 단백질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근육이 커지는 것을 막는 '브레이크'를 풀어주는 기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만 쥐 실험에서 GLP-1 계열 약물과 병용 투여 시 근육량이 증가하고 근 손실이 억제되는 효과가 확인되었습니다. 이로써 한미약품은 몸의 스트레스 반응 조절 경로를 이용하거나, 근육 성장 억제 단백질을 차단하는 등 서로 다른 두 가지 경로를 통해 근육을 늘리는 비만 신약 후보를 동시에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글로벌 빅파마 및 국내 기업들의 경쟁 가세
한미약품의 움직임에 글로벌 빅파마들도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노보노디스크는 기존 약물에 식욕 억제 호르몬 유사체를 결합한 복합제 개발을 통해 체중 감량 효과를 높이면서 근손실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일라이릴리는 세 가지 수용체에 동시 작용하는 차세대 약물 개발과 더불어, 근감소증 등 근육 관련 질환으로 파이프라인을 확장하며 경쟁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들의 약진도 눈에 띕니다. 셀트리온은 여러 수용체에 동시 작용하는 4중 작용제 비만 신약 개발 현황을 공개하며, 기존 약물 대비 우수한 체중 감량 효과와 제지방량 보존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일동제약은 저분자 경구용 비만 신약의 임상 1상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체지방 감소 및 제지방 유지/증가 경향을 확인했으며, 글로벌 임상 2상 진입을 준비 중입니다. 유한양행 관계사인 프로젠 역시 GLP-1과 장 건강 호르몬 작용을 결합한 이중작용제를 개발하며 근손실을 줄인 체중 감량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테크 기업의 새로운 접근: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한 근손실 모니터링

이러한 비만약 개발 경쟁에는 테크 기업까지 합류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하버드 의대 부속 병원과 협력하여 갤럭시 워치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해 비만약 복용 환자의 근손실을 추적하는 공동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웨어러블 기기의 센서를 통해 체지방 및 근육 비율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맞춤형 운동 처방을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비만약의 대중화와 함께, 지방과 근육의 균형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관련 시장의 확대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 기존 비만약의 주요 부작용인 근육량 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근육은 보존하면서 지방만 선택적으로 태우는 차세대 비만약 개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 한미약품은 근육 증가와 지방 선택적 감량을 동시에 구현하는 혁신 신약 후보 HM17321과 근육 성장 억제 단백질을 차단하는 HM500 197을 공개하며 경쟁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 글로벌 빅파마(노보노디스크, 일라이릴리) 및 국내 제약사(셀트리온, 일동제약, 유한양행 관계사)들도 근육 보존 효과를 갖춘 비만 신약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 삼성전자와 같은 테크 기업은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하여 비만약 복용 환자의 근손실을 모니터링하고 맞춤형 운동 처방을 제공하는 등 새로운 접근 방식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 향후 비만약 시장의 새로운 관전 포인트는 근손실을 막는 안전성과 투여 편의성을 겸비한 신약을 누가 먼저 선보이느냐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