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들이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 시행에 따른 유동성 압박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수합병(M&A)이나 지주사 전환 등 경영상 불가피한 이유로 취득한 '비자발적 자사주'까지 일률적으로 소각 대상에 포함될 경우, 자본금 감소로 인한 채권자 리스크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는 기업의 재무 안정성을 저해하고, 향후 산업 구조 개편 속도를 늦출 수 있다는 점에서 재계의 깊은 고민을 안고 있습니다.
자사주 소각 의무화, 기업들의 우려
최근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상법 개정안은 배당 가능 이익 범위 내에서 취득한 자사주뿐만 아니라, 합병, 분할 등 경영상 필요에 따라 보유하게 된 자사주까지 소각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 중 약 38.6%에 해당하는 933곳이 자본금 감소를 수반하는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약 36조 원 규모의 비자발적 자사주가 소각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분석됩니다. 이는 기업들이 주주 가치 제고라는 본래의 취지와는 달리, 예상치 못한 재무적 부담에 직면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비자발적 자사주'란 무엇인가?

비자발적 자사주는 기업이 주주환원이라는 명확한 목적 없이, M&A, 분할, 지주사 전환 등 기업의 구조 개편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취득하게 되는 자사주를 의미합니다. 이러한 자사주는 기업의 자본금에 포함되는데, 이를 소각할 경우 '감자(減資)'에 해당하게 됩니다. 감자는 자본금 감소를 수반하므로, 채권자 보호 절차를 거쳐야 하며, 이 과정에서 채권자들은 대출 조건 변경이나 조기 상환을 요구할 수 있어 기업의 재무 건전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자사주 소각, '밸류업의 역설' 우려

재계는 자사주 소각을 통한 주주 가치 제고라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비자발적 자사주까지 일괄적으로 소각하도록 하는 것은 '밸류업의 역설'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합병이나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한 자사주를 일률적으로 소각하게 되면, 자본금 감소에 따른 채권자들의 이의 제기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는 주주 가치 제고라는 본래의 목적과는 달리, 기업의 재무 안정성을 오히려 흔들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산업 경쟁력 약화 및 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
특히 석유화학 등 산업 구조 개편이 예상되는 분야에서 이러한 부담은 M&A를 통한 사업 재편 속도를 늦추고,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자본금 감소와 채권자 이의 제기가 동시에 발생할 경우, 회사채 및 대출 시장 전반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경제 8단체, 합리적 제도 보완 요구
이에 따라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제인협회 등 경제 8단체는 정부와 국회에 자사주 소각 의무화와 관련하여 합리적인 제도 보완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이들은 자사주의 성격에 따라 소각 여부를 구분하는 등 차등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하며, 기업의 재무 안정성과 산업 경쟁력을 고려한 신중한 입법 과정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은 경영상 불가피한 '비자발적 자사주' 소각 시 기업 유동성 압박 및 채권자 리스크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 약 36조 원 규모의 비자발적 자사주가 소각 대상에 포함될 수 있으며, 이는 감자에 해당하여 채권자 보호 절차를 요구합니다.
- 비자발적 자사주 일괄 소각은 '밸류업의 역설'을 초래하고, 산업 경쟁력 약화 및 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높입니다.
- 경제 8단체는 자사주 성격에 따른 차등적 소각 규정 등 합리적인 제도 보완을 요구하고 있습니다.